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☆ 삶의 여유../좋은글

유츠프라카시아

by 최심향 2006. 11. 9.

 
 

     

 

 

     유츠프라카치아..
 
     
     결벽증이 강한 식물이랍니다.
     누군가, 혹은 지나가는 생물체가 조금이라도 몸체를 건드리면     
     그 날로부터 시름시름 앓아 결국엔 죽고 만다는 식물.
     결벽증이 강해 누구도 접근하기 원하지 않는 것으로 알았던 식물.

     이 식물을 연구한 박사가 있었다는데
     이 식물에 대해 몇 십년을 연구하고
     또 그만큼 시들어 죽게 만들었답니다.

 
     결국 박사는 이 식물이 ,
     어제 건드렸던 그 사람이
     내일도 모레도 계속해서 건드려 주면
     죽지 않는다는 것을 알게 되었답니다.

     한없이 결벽하다고 생각했던 이 식물은 
     오히려 한없이 고독한 식물이 아니었나 생각 됩니다.

 
     유츠프라카치아는
     아프리카 깊은 밀림에서 공기중에 소량의 물과 햇빛으로만 사는
     음지식물과의 하나라고 하더군요.

     그 식물은 사람의 영혼을 갖고 있다고도 합니다.
     누군가 건드리면 금방 시들해져 죽어버리는..
     그래서, 한번 만진 사람이 계속해서 애정을 가지고
     만져줘야만 살아갈 수 있다 합니다.

 
     당신은 누구의 유츠프라카치아입니까?
     혹은, 누가 당신의 유츠프라카치아입니까?

 
     내가 누군가에게 지속적인 관심과 애정을 줄 수 있다는 것.
     또는 누군가 나에게 지속적으로 애정과 관심을 주고 있다는 것.

     우리는 그것을 잃어버리기 전엔, 
     그 애정과 관심의 소중함을 잘 모릅니다.
     오히려 우리는 그 관심과 애정을 부담스러워 하기까지 합니다.

     그러나 우리에게 그것이 어느 날 사라졌을 때
     그때서야 우리는 그 소중한 것을 기억하게 됩니다.

     가까이 있어서 소중한 것.
     그러나 너무나 평범한 일상 속에 있어서 소중함을 잘 모르는 것.
     이젠 그런 것들을 찾아서 좀 더 아끼고 지켜나가야 할 것입니다.

     당신의 유츠프라카치아를 위해서, 
     혹은 당신을 유츠프라카치아로 둔 누군가를 위해서,

     이제, 제 마음속 깊이 깊이 숨겨져 있던 이 이야기를 세상에 내보냅니다.

     <유츠프라카치아> 中 김하인 作