본문 바로가기
☆ 삶의 여유../소소한 이야기..☆

시크남, 뺀질이가.. 유학을 간다네요..^^

by 최심향 2017. 12. 16.


어제 실용고를 다닌 제자의 졸업 쇼케이스에 다녀왔습니다.






중1 겨울이었던가.. 중2 였던가.. 

교회 반주를 배우러 왔을때는

또래보다 엄청 큰 키에 시크남에 뺀질이였어요..


뭐라 야단쳐도 말 한마디를 지지 않고는 그저 뺀질뺀질~~

연습 안해 왔다고 잔소리 하면

손가락 짧은 스승(ㅠ)을 약올리느라 건반에서 이러고 장난이나 치던.. ㅡㅡ;;






그런데 신기했던건..

가끔 어머님과 통화를 하다보면 어머님이 깜짝 놀라시며

oo이가 선생님께 그런 얘기도 다했냐며

어머님도 모르고 있었다는 얘길 종종 듣긴했죠..




그렇게 몇 개월 배우다 공부를 해야한다고 그만두더니 중 3때 다시 왔어요~ @.@

실용 전공을 하겠다고요..


어머님께 안된다 했습니다..ㅎ

고녀석 그 뺀질거리는 연습량으로는 택도 없다 했습니다.

아무리 고입이라 하더라도 그리 만만치가 않다구요..


그런데 와서 열심히 하겠다고 약속을 하길래

"열심히 안하면 짤라 버리겠다!!" 고 엄포를 놓고

본격적인 실용건반 공부를 다시 시작했는데

어라~ "뺀질이가 달라졌어요~ "

이번엔 본인이 해야겠다고 생각해서였는지.. 나름 열심히 하더라구요..ㅎ

그렇게 저랑 입씨름 해가며 공부하던 녀석은 실용고등학교로 가버렸어요.


목적을 이루었는데도 왠지

아직도 익혀야할 기본들이 많은데..

아직 제대로 다 못가르쳐줬는데.. 하는 생각에

뭔가 서운함?과 허전함이 며칠을 가더라구요.



그래도 3년 내내 방학만 하면 꼬박꼬박 톡을 보내던 녀석이었어요..

그것도 한줄 틱!

"선생님 방학했어요"

"선생님 잘 지내시나요"


여전히 시크했지만,

잊지 않고 찾아주는게 고마워서~

방학때면 한번씩 만나 밥도 먹고

여전히 선생티 내느라 열심히 하라는 잔소리도 하며

그렇게 3년을 보내고 졸연을 가서보니 훈남이 되어 있더라구요..ㅎ

3년동안 어쩌다 밥 사준거 밖에 없었는데도

어찌 이리도 제 맘이 뭉클하고 뿌듯하던지요..








제가 자리에 와 있는줄도 모르고

어머님이 최쌤 아직 안오셨냐고 찾으시더니

저를 보고는 그녀석이 최쌤 생각을 많이 하는것 같더라고..

선생님께 배운게 도움이 많이 된것 같다고.. 말씀 하시더라구요..

이럴 때 가슴이 제일 벅차오르죠..ㅠㅠ


정작 그녀석은 방학때 한번씩 만나도

감사 했다고, 도움이 많이 된다고..

단 한디도 없었거든요.. 그저 뺀질뺀질~ ㅋ


그 시크남, 뺀질이가..

실용고를 졸업하고 영국으로 유학을 간답니다~

3년동안 정말 열심히 공부해서

프로듀서 전공이었는데 이번에 멜론에 음원도 하나 올렸더라구요..






한달 뒤에 어학연수 먼저 떠난다고 해서..

가기전에 밥 한번 먹자 했어요~

12월은 한가할줄 알았는데 정신없이 바쁜 날들이지만

요 뺀질이랑은 같이 밥 한번 꼭 먹고 용돈 좀 챙겨 보내려구요..




이제는 뺀질이가 아니라

저보다 훨씬 뛰어난 전문가가 될 것 같다는 

기대감도 생기고, 흐뭇하기도 하고..

요녀석이 끝까지 잘되는거 지켜 볼수 있겠구나.. 하고 생각하니 

뭔가 마음속에 이상한게 흐르네요.. ㅎ